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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스, 인간 본성에 대한 3가지 통찰

by 내맘대로 끄적 2025. 7. 3.

 

조던 필 감독의 ‘어스(Us)’는 단순한 공포 영화가 아닙니다. 이 영화는 정체성과 사회, 인간 심리를 다층적으로 탐구하며 우리 본성에 대한 강력한 메시지를 전달합니다. 이 글에서는 영화가 우리에게 던지는 인간 본성에 관한 세 가지 깊은 통찰을 소개합니다.

이중성의 본질: 우리는 우리 자신의 최악의 적

<어스>의 핵심 주제 중 하나는 바로 인간 내면의 이중성입니다. 영화 속 '테더드(Tethered)'는 외부 세계에서 온 괴물이 아닙니다. 그들은 우리 자신을 비추는 거울 같은 존재입니다. 이 섬뜩한 설정은 우리가 억눌러 온 두려움, 후회, 충동이 곧 우리 자신이라는 사실을 암시합니다. 결국 진짜 적은 바깥이 아니라, 우리 안에 존재할 수 있다는 질문을 던지는 것이죠.

이러한 메시지는 심리학자 칼 융이 말한 '그림자 자아(Shadow Self)' 개념과도 일맥상통합니다. 우리가 부정하거나 무시하는 무의식 속 자아를 마주하는 것. <어스>는 바로 이 ‘그림자’와의 대면을 통해 우리가 진정 누구인지 되돌아보게 만듭니다.

특권의 환상: 사회가 감춘 대가

<어스>는 또한 특권이라는 개념을 날카롭게 비판합니다. 윌슨 가족은 외견상 성공적이고 안정적인 삶을 살아가고 있습니다. 그러나 그 안락함은 눈에 보이지 않는 대가 위에 세워져 있습니다. 테더드는 말 그대로 '어둠 속에 갇힌' 존재들로, 사회가 무시하거나 희생시킨 계층을 상징합니다.

이는 오늘날 현실과 매우 유사합니다. 경제적 불평등, 체계적 인종차별, 계급 문제 등, 조던 필은 공포라는 장르를 통해 사회 구조 속에서 지워진 이들의 존재를 부각시킵니다. 그리고 이렇게 묻습니다. "우리가 외면한 이들이 반격하기 시작하면, 무슨 일이 벌어질까?"

정체성과 공포: 이야기가 없다면 우리는 누구인가?

<어스>의 마지막 반전은 가장 충격적입니다. 우리가 알고 있던 모든 것이 뒤집히며, '나는 누구인가?'라는 근본적인 질문을 던지게 됩니다. 정체성이 바뀔 수 있다면, 도둑맞을 수 있다면, 나라는 존재는 무엇으로 정의되는 것일까요? 기억일까요, 환경일까요, 아니면 더 깊은 무언가일까요?

이것은 우리 모두가 느끼는 존재론적 공포를 건드리는 주제입니다. 우리의 ‘자아’는 생각보다 더 취약하고, 외부 조건에 의해 쉽게 조작될 수 있다는 현실. <어스>는 정체성이라는 기반이 무너질 때 인간이 느끼는 두려움을 섬뜩하게 묘사합니다.

결론

<어스>가 공포 영화로서 성공한 이유는 괴물 때문이 아닙니다. 그것은 바로 우리 자신을 마주하게 만들기 때문입니다. 은유로 가득 찬 이 작품은 우리의 내면, 사회 구조, 정체성을 되돌아보게 합니다. 진정한 공포는 결국 외부가 아닌 내부에서 비롯된다는 사실을 일깨워주는 영화입니다.